봉화 춘양구곡
봉화를 두고 예절을 숭상하는 고장이라고 하여 예향[禮鄕],정이 넘치는 고장으로 정향[情鄕],
그리고 전국에서 정자가 가장 많은 고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운곡천[雲谷川]을 따라서 지어진 정자는 사미정[四未亭]을 비롯하여 평지마에도 있고,
졸천의 옥천정[玉川亭],옥천터를 지나 창애정[滄涯亭], 창랑정사[滄浪亭舍], 방전의 삼척봉[三陟峰]
아래 연주정[戀主亭],춘양에 한수정[寒水亭], 백산정[白山亭] 등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많다고
하는 사실이 이를 잘 뒷밭침하고 있다.
옛 부터 열두춘양에 열두도심이라고 하였으니, 춘양과 도심을 가르게 되는 석현[石峴]이라고 하는
돌고개를 경계로 춘양과 도심으로 갈라지게 되고, 춘양까지가 원래 안동도호부[安東都護府]의
관할인 중춘양면[中春陽面]이 되고,석현과 공수골을 지나 서벽까지가 순흥도호부[順興都護府]의
물야면[物野面] 관할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춘양면[春陽面] 관할이 된, 운곡천[雲谷川]을 기준으로 아홉군데의 빼어난 경치를 읊은
춘양구곡[春陽九曲]이 전해지고 있으니, 경암[敬庵] 이한응[李漢應] 선생이 1800년대 초반에
지은 것이다.
아름다운 산천의 춘양구곡[春陽九曲]을 소개하면,
일곡적연가이선[一曲笛淵可以船] 일곡이라 피리소에 배를 띄울 수 있으니
옥순봉하주어천[玉筍峰下注漁川] 옥순봉 아래에서 어천으로 들어가네
유선일거무인방[儒仙一去無人訪] 옛 선비가 한번 가니 찾는 이 하나 없고
방촉공류무학연[芳촉空留舞鶴烟] 방촉에 부질없이 무학봉에 연기로 남았네
이곡옥천천상봉[二曲玉川川上峰] 이곡이라 맑은 계곡의 시냇가 봉우리
유헌성대약위용[幽軒相對若爲容] 그윽한 고가에서 마주함이 마치 사람 얼굴같네
마이부절반타면[磨而不切盤陀面] 갈아도 갈아도 갈리지 않는 반석이 부처님 얼굴같은
천고광명월색중[千古光明月色中] 청명의 광명인 달빛만 비추네
삼곡풍대가약선[三曲風臺可若船] 삼곡이라 어풍대 앞에서는 뱃놀이를 할 수 있고
냉연신어왕하년[冷然神御枉何年] 차겁게 이곳에 자리한 것이 어느 해인가
파류부진암아고[波流不盡巖阿古] 물결은 바위언덕 다한지가 오래이나
체조낙화총가린[체鳥落花摠可린] 우는 새와 지는 꽃이 모두 가련하여라
사곡연지인석암[四曲硯池印石巖] 사곡이라 연지에 돌그림자 비추니
구맹어락일삼삼[鷗盟魚樂日삼삼] 갈매기 언약과 물고기 즐거음이 있어라
약교의사청련구[若敎依寫靑蓮句] 만약 청련의 시구를 베끼게 한다면
곤곤여금자만담[滾滾如今自滿潭] 콸콸 솟는 물이 저절로 못을 채우네
오곡창애고차삼[五曲滄涯高且深] 오곡이라 창애정 높고 깊으니
유래병은쇄운림[由來屛隱鎖雲林] 병풍같은 산자락에 구름같은 수풀을 담았기 때문이라
의연영리인하처[依然影裏人何處] 그림 속 사람은 어느 곳에 있는가
독립청산만고심[獨立靑山萬古心] 청산에 홀로서니 만고의 마음이라
육곡쌍계요석만[六曲雙溪繞石灣] 육곡이라 쌍계가 돌로서 곽 두르니
고봉중돌작중관[孤峰中突作中關] 외로운 봉우리 하나 외롭게 솟아서 사방을 보게 되었네
상영호겁원여허[桑瀛浩劫元如許] 상전벽해 세월은 이와 같으니
호이건곤자재한[壺裏乾坤自在閑] 호중의 건곤은 저절로 한가롭네
칠곡서담주입탄[七曲書潭注入灘] 칠곡이라 솥단지 물이 여울에 들어가니
단애함벽갱수간[斷涯涵碧更殊看] 단애가 푸른빛 먹음어 더욱 다르게 보이네
곽린관선당시락[곽린觀善當時樂] 문득 관성하여 당시의 즐거움을 사랑하니
성색공청학몽한[聲色空淸鶴夢寒] 성색이 부질없이 맑고 학수고대하는 꿈이 차갑네
팔곡한정제야개[八曲寒亭際野開] 팔곡이라 한수정 가로 들판이 열리고
선대초흘부징회[仙臺超忽俯澄회] 신선놀음 할 수 있는 누대가 높이 솟아 맑게 도는 물을 돌아보네
유인막탄유방원[遊人莫灘遺芳遠] 행락객은 이보다 좋은 곳이 없다고 탄식하지 말지어다
추월담심야야래[秋月潭心夜夜來] 가을 달은 연못 가운데 밤마다 찾아오네
구곡도연갱호연[九曲道淵更浩然] 구곡이라 길가에 담과 소가 더욱 깊고 넓으니
춘루초체견창천[春樓초遞見長川] 춘루에서 아득히 장천을 바라보네
의구뢰유궁장재[依舊賴有宮墻在] 변함없이 고가의 담장에 의지하니
심리풍연경이천[十里風烟鏡裏天] 십리의 풍연이 겨울속에 하늘이네
춘양구곡[春陽九曲]의 절경을 2백여년 전에 경암 이한응[李漢應] 선생이 운곡천[雲谷川]이
춘양의 들머리가 되는 보거리에서 부터 시작하여 사미정[四未亭] 아래의 내가 태어나고,
자라게 되는 어은동천[漁隱洞天]의 입구와 운곡천이 합류를 하게 되는 구간을 두고,
춘양구곡이라는 표현으로 일곡은 적연[笛淵], 이곡은 옥천[玉川], 삼곡은 풍대[風臺],
사곡은 연지[硯池], 오곡은 창애[滄涯], 육곡은 쌍계[雙溪], 칠곡은 서담[書潭], 팔곡은 한정[寒亭],
구곡은 도연[道淵]이라 하였으니, 지금의 어느 곳을 지망하게 되는지 확실하게 알길이 없으나...
일곡은 적연이라고 하는 말을 우리말로 풀이를 하게 되면 피리소로 어은동천[漁隱洞天] 입구의
운곡천변[雲谷川邊]에 벼루소와 동미소가 있었으니, 주위의 빼어난 절경으로 일곡에 해당되는
지역으로 추정을 할 수 있는 곳이며,
이곡으로는 사미정[四未亭] 일대의 너래반석과 맑은 물이 흐르는 모습이고,
삼곡은 평지마 앞의 어풍대[御風臺]라고 하는 고목과 바위로 이루어진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강변의 절경이고,
사곡은 연지라고 하였으니 옥천봉[玉川峰]과 운곡천[雲谷川]이 연출하는 옥천터 앞을 휘감아 돌고
흐르는 운곡천[雲谷川]의 모습을 두고 이르게 되고,
오곡은 창애정[滄涯亭]과 창랑정사[滄浪精舍]의 주변과 산천이 만들어내는 창애정[滄涯亭]
삼거리의 모습이고,
육곡은 쌍계라 하였으니 관석과 수청거리에서 흐르는 물이 방전과 오미에서 합류를 하며
이루게 되는 구간을 두고,
칠곡은 서담이라 하는 운곡천[雲谷川]이 소로리[小魯里] 마을을 지나서 솥단지라고 하는
절벽에 부딪치면서 산수태극형[山水太極形]으로 구부려지는 모습을 두고,
팔곡으로는 항상 차겁고 맑은 마음으로 학문을 딱아야 한다는 이름으로 지어진 한수정[寒水亭]을
두고 이르게 되고,
구곡으로는 도연이라 하였으니 서벽으로 가게 되는 운곡천[雲谷川] 상류의 곳곳에 산재를 하게 되는
담과 소를 두고, 붙이게 된 말로서 나북당[羅北塘]이라고 하는 비녀소를 두고 붙이게 된 듯...
우리나라에는 구곡[九曲]이라고 하는 빼어난 절승이 많이 전해지고 있으니,
해동공자[海東孔子]로 추앙을 받고 있는 퇴계 이황선생의 도산구곡[陶山九曲]을 시작으로
율곡[栗谷] 이 이[李 珥]선생의 고산구곡[高山九曲]
한강[寒岡] 정 구[鄭 逑]선생의 무흘구곡[武屹九曲]
수헌[壽軒] 이중경[李重慶]선생의 오대구곡[梧臺九曲]
우암[尤巖] 송시열[宋時烈]선생의 화양구곡[華陽九曲]
곡운[谷雲] 김수증[金壽增]선생의 곡운구곡[谷雲九曲]
수암[遂庵] 권상하[權尙夏]선생의 황강구곡[黃江九曲]
병와[甁窩] 이형상[李衡祥]선생의 성고구곡[城皐九曲]
훈수[塤수] 정만양[鄭萬陽]선생의 횡계구곡[橫溪九曲]
옥소[玉所] 권 섭[權 燮]선생의 화지구곡[花枝九曲]
근품제[近品齊] 채 현[蔡賢]선생의 석문구곡[石門九曲]
이계[耳溪] 홍양호[洪良浩]선생의 우이동구곡[牛耳洞九曲]
경암[敬菴] 이한응[李漢應]선생의 춘양구곡[春陽九曲]
응와[凝窩] 이원조[李源祚]선생의 포천구곡[布川九曲]
성재[省齊] 류중교[柳重敎]선생의 옥계구곡[玉溪九曲]
후산[厚山] 이도복[李道復]선생의 이산구곡[이山九曲]
등으로 전국에 알려지고 있는 곳이 16곳으로 이 중에서도
퇴계 이황 선생의 도산구곡, 율곡 이이 선생의 고산구곡
우암 송시열 선생의 화양구곡이 대표적으로 유명하다.
'경북대구여행*문화탐방 > 봉화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암정 & 서설당 (0) | 2012.09.04 |
---|---|
봉화읍 거촌리 & 쌍벽당과 고택들 (0) | 2012.09.04 |
봉화 닭실마을답사 2(석천정사 & 석천계곡) (0) | 2011.07.23 |
봉화 닭실마을답사 1 (0) | 2011.07.23 |
봉화 당성사 & 연주정 (0) | 2011.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