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 종
1468년 작. 보물 제2호. 높이 318㎝, 입지름 228㎝.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 태조는 1395년에 고려의 제도를 모방하여 운종가(雲從街)에 종각을 세우고
커다란 종을 매달았는데 이 종소리에 따라 성문을 열고 닫았다고 한다.
세종 때 종각을 개축했으나 임진왜란으로 종과 종각이 모두 소실되었다.
현재의 종은 1469년(세조 14) 주조한 것으로 원래 서대문 안에 있는 정릉사에
있었는데 원각사로 옮겨진 뒤 원각사가 없어지자 남대문에 옮기려 했던 것을
1619년(광해군 11)에 종루로 옮겨 걸었다. 종각의 이름이 보신각이 된 것은
1895년(고종 32) 3월 15일 '보신각'이라는 현판을 내걸은 다음 부터이며
현재의 종각은 6·25전쟁 뒤에 재건한 것이다.
보신각종은 현존하는 종 가운데 성덕대왕신종 다음으로 크며,
종의 정상부는 반구형처럼 둥글고 그 중앙에는 쌍룡으로 된 용뉴(龍鈕)가 있다.
종신(鐘身)은 3개의 굵은 띠에 의해 상하단으로 나뉘었고, 상단에는
다른 조선시대 종에서 흔히 보이는 보살입상의 윤곽이 보일 뿐 당좌(撞座)도 없다.
종신에 있는 '성화4년'(成化四年)으로 시작되는 명문에 의해 종의 주조 연대와
제작에 참여한 사람 및 장인을 알 수 있다. 반구형의 정상부, 띠장식에 의해
상하단으로 분리된 종신, 당좌의 소멸 등은 조선 초기 동종의 특징이며,
조선 초기의 동종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임진왜란과 6·25전쟁 때
화재로 인해 원래의 모습과 음향이 많이 손상되었지만
1985년까지 재야의 종으로 사용했으며,
그뒤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 보관하고 있다.
신라 선덕여왕은 “내가 죽으면 도리천에 묻어 달라”고 했다.
도리천이 어디인지 묻자 ‘(경주) 낭산(狼山)의 남쪽 봉우리’라고 했다.
도리천은 불교에서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 꼭대기를 가리킨다.
중앙의 제석천이 사방 32성의 신을 지배하는 이 천상계를 33천이라 하는데,
33천의 인도어 음역이 곧 도리천이다.
이는 단순히 인도나 불교의 세계관에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 곳곳에 녹아 있다.
조선시대 과거의 문과 합격자 정원이 33명이고, 3·1 운동 때 민족대표가 33명이며
해인사의 일주문에서 해탈문까지가 33계단이다.
보신각 제야의 종을 33번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신각 종은 원래 조선 태조 5년(1395)부터 하루 두 차례 울렸다.
도성 문이 열리는 파루(오전 4시)에 33번, 문이 닫히는 인정(오후 10시)에 28번을 쳤다.
28은 불교의 28계와 하늘의 별자리 28수를 상징한다고 한다.
종은 원래 절에서 아침저녁으로 108번을 쳤는데 나중에 연례행사인
제야의 종으로 이어졌다. 한 해의 마지막 순간까지 107번을 치고
새해로 바뀐 직후에 한 번 치는 게 상례였다고 한다
108번인 이유에 대해서는 1년의 12개월과 24절기 72후의 숫자를 합친 것이라는 설,
불교의 108번뇌를 하나하나 깨뜨린다는 설이 있다. 일본에서도 전국의 절에서
제야의 종을 108번 친다.
1800년대에 조선을 방문한 여성 선교사는 “서울의 종소리가 대단히 부드럽고
엄숙하며 저음이지만 가슴 속을 깊이 파고든다”고 묘사했다. 종의 안쪽을 때려서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서양종에 비해 바깥을 때려 공명음을 길게 울리는
동양종의 느낌이 달랐을 것이다.
현대식 제야의 종소리는 1929년 경성방송국의 생방송에서 시작됐고
6·25가 끝난 1953년에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1994년에는 광복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각계 인사 50명이 타종식에 참가하기도 했다.
▼ 1950년 6.25전쟁으로 폐허가된 종각
▼ 1956년 복구된 보신각
▼ 1968년 정비 및 보수된 보신각
▼ 1985년 마지막으로 제야의 종을 타종하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전하여 보호중인 종
▼ 1985년 새로 만든 보신각
1986년 부터 이곳에서 새로 만든 종으로 제야의 타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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