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몽대로 가는 가을길
선몽대 소나무 숲
仙夢臺 一圓(선몽대 일원)
경북 예천군 호명면 백송리 75 / 명승 제19호
선몽대 일원은 예천읍지에 수록된 약 450여 년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곳으로,
선몽대와 숲 그리고 그 앞을 흐르는 내성천과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함께 어우러져
한국의 전통적 산수미를 보여주는 예천 내성천 유역의 대표적 경승지의 한 곳이다.
선몽대는 퇴계 이황(1501~1570)선생의 종손이며 문하생인
우암 이열도(遇巖 李閱道, 1538∼1591) 公이 1563년 건립한 정자로
정자의 이름을 짓기 전에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춤을 추는 꿈을 꾸고 지었다고 하며,
“仙夢臺”의 대호 세글자는 퇴계 선생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정자 내에는 당대의 석학인 退溪 李滉(1501~1570), 藥圃 鄭琢(1526~1605),
西厓 柳成龍(1542∼1607)), 淸陰 金尙憲(1570∼1652), 漢陰 李德馨(1561~1613),
鶴峰 金誠一(1538~1593), 監司公 丁士優(1571~1633) 등의
친필 시(詩)가 목판에 새겨져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으며,
선인들의 유교적 전통공간으로서 역사적 의미가 큰 곳이다.
선몽대 숲은 선몽대와 백송리 마을을 보호하기 위하여 조성된
우리 선조들의 풍수사상이 깃든 전통적인 마을 숲으로 100~200여년 수령의
소나무 노거수와 은행나무, 버드나무, 향나무 등이 함께 자라고 있으며,
수해방비림, 방풍림, 수구막이 숲 및 비보림의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산하호대(山河好大), 산은 좋고 개울은 크고 길다
우암 이열도 유적비
우암 이열도 유적碑文
솔 바람 향기롭고 맑은 냇물 千古에 한결같이 韻聲을 함께하니 이곳은 이름하여 仙몽대이다.
白松洞天의 저 巍然(외연)한 병암은 옛 선몽대 洞主 우암선생의 ?咳(경해)가 깃든 곳이요
그 위에 우뚝 선 一閣은 公께서 逍遙藏修(소요장수)하시던 자리이다.
이제 星運이 흘러 四百餘載(사백여재)에 이르니 公의 事蹟 또한 바람결에 들릴 뿐이다.
公의 휘는 열도, 자는 靜可, 호는 우암이라 하였으니 바로 동방 성현 퇴계선생의 종손이시다.
?寶(진보) 得 이래 혁혁한 門閥(문벌)은 공의 代에 이미 方犬(방견)하였고 이는 竹帛(죽밴)에 아로 새겨진 바다.
公께서는 만력 병자 1576년에 등과하신 뒤 正字 박사 감찰 정랑 등 내외 청관을 歷任 하였으나
마침내 이롭지 못한것을 보시고는 肅然히 벼슬을 버리고 開山의 背巖臨流로 南歸하여 운학을 벗삼고
독서자적 하였다.
從祖退陶夫子께서 이를 嘉賞하시고 늘상 이곳을 몽상하신 바라시며 선몽대 三字를 써주시고
한 首의 詩를 읊으셨다.
그리하여 이곳은 邦國의 景勝이 되었으며 약포 정탁, 금계 횡준랑, 서애 유성룡, 학봉 김성일, 한음 이덕형,
우복 정경세, 청음 김상헌, 중원 최진방 선생과 같은 鴻儒碩學(홍유석학)이 和韻하였고,
멀리 중국 浙江(절강)의 詩人 주대성이 와서 題詞하였다.
이로부터 名人韻士가 앞다투어 찬시를 보태었으며 1975년에 主祀孫 重華翁이 그 卷軸을
上梓(상재)하니 선몽대志라 하였다.
우암선생이 노니시던 이 자리는 비단 한 집안 한 고을의 옛 자취만이 아니라 무심히 지나가는 길손 또한
잠시 옷깃을 가다듬고 선비의 길이 다만 청산백운에 깃든것이 아님을 알지다.
서기 1983년 계해 11월 일. 교육학박사 금성후인 丁淳목 근찬.
金忠顯 이원기 謹書. 族孫 源箕 謹書. 우암선생유적보존회 위원장 16대손 重華 謹竪
주사채 가운데 출입문에는 儒僊夢臺(유선몽대)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仙(신선 선)이 아닌 僊(춤출 선)을 사용한 僊夢臺(선몽대)로 표기했다.???
儒僊夢臺(유선몽대), 우암 이열도 선생이 신선이 내려와
춤을 추고 노는 꿈을 꾼 곳이라는 뜻이련가...(나름 생각)
퇴계 이황(1501~1570년)선생이 쓴 선몽대 현판 과 시판
寄題仙夢臺 (기제선몽대): 선몽대란 제목을 지어 부치다.
松老高臺揷翠虛(노송고대삽취허) : 노송과 높은 누대 푸른 하늘에 솟아있고
白沙靑壁畵難如(백사청벽화난여) : 흰모래 푸른 절벽은 그리기도 어렵구나.
吾今夜夜憑仙夢(오금야야빙선몽) : 내가 이제 밤마다 선몽대에 기대서니
莫恨前時진賞疏(막한전시진상소) : 예전에 가서 기리지 못함을 한탄하지 않노라.
嘉靖癸亥陶山(가정계혜도산) 1563년 퇴계가 쓴 글
당대 석학들의 시(詩)
敬次仙蒙臺韻(경차선몽대운)
沙白川明澹若虛(사백천명창야허) 모래는 깨끗하고 냇물 밝아서 맑기가 텅빈 것 같으니
玉山瓊圃較何如(옥산경포교하여) 옥산과 옥구슬 가득한 정원에 비교하면 어떤 것이 더 나은가
仙區萬里應難到(선구만리응난도) 만리 되는 신선의 땅 응당히 이르기 어려울 테지만
來往斯亭且莫疎(래왕사정차막소) 이 정자에 오고감을 또한 성글게 하지 말자
淸陰(청음 김상헌, 1570~1652)
次 退溪先生韻(차 퇴계선생운) 퇴계선생 시에 차운하다.
主人能自卜淸虛(주인능자복청허) 주인이 능히 스스로 맑고 빈 곳을 점쳤는데
閬苑玄都此不如(랑원현도비불여) 낭원과 현도가 이보다 못하도다.
夢罷幾回臺上臥(몽파기회대상와) 꿈을 깨고 몇 번이나 臺(대) 위에 누워서
滿天明月看星疎(만천명월간성소) 하늘에 찬 달과 별을 보았을까
藥圃(약포 정 탁, 1526~1605년)
敬次(경차) 공경히 차운하다
高臺登眺 若憑虛(고대등조약빙허) 높은 대에 올라보니 공중을 의지한것 같구나
漁釣生涯 我不如(어조생애아불여) 고기잡고 낚시질하는것 나는 그러하지 못하였네
花落半庭 春事晩(화락반정춘사만) 꽃이 뜰에 떨어지니 봄이 이미 늦었는데
碧첨松影 更蕭疎(벽첨송영갱소소) 푸른 주렴 솔 그림자가 다시 소조하도다.
西崖(서애 류성룡,1542~1607년)
敬次(경차) 공경히 차운하다
半畝松陰倒碧虛(반무송음도벽허) 반쯤 드리운 솔그늘이 푸른 허공 가렸으니
玉壺今日興何如(옥호금일여하여) 술 마시는 오늘의 그 흥취 어떠한가
憑君更聽儒仙句(빙군갱청유선구) 그대 인해 유선의 시구 다시 들으니
便覺塵綠立地疏(편각진록입지소) 속세 인연 그자리서 멀어짐을 깨닫겠네
鶴峯(학봉 김성일, 1538~1593년)
敬次璧上韻拜呈仙夢臺(경차벽상운배정선몽대)
一水瑤臺寶鑑虛(일수요대보감허) 물속에 드리운 아름다운 누대 보배로운 거울을 무색케 하고
主人襟抱淡相如(주인금포담상여) 주인이 품은 마음씨 또한 담백하기 이를 데 없네.
登臨兩日同仙夢(등임양일동선몽) 이틀간을 오르내리면서 선몽대와 함께 하니
千尺紅塵念己疏(천척홍진염기소) 천길 위에서 세상 티끌이 내 생각으로부터 멀어지는구나.
丁士優(감사공 정사우, 1571~1633년)
차선몽대운(次仙夢臺韻) 선몽대에 운하다
山模蒼壁地凌虛(산모창벽지릉허) 푸른 절벽 가로 질러 허공에 뜬 대지로세
水釣林耕盡自如(수조림경진자여) 물고기 잡고 산전갈아 모두 천연스럽구나
未到此臺名己好(미도차대명기호) 이 누대에 와보지는 않았지만 이름이 아주 좋으니
賞情飜動世情疎(상정번동세정소) 완상하고 싶은 마음에 속세 마음 멀어지네
漢陰 李德馨(한음 이덕형, 1561~1613년)
다산 정약용의 시(詩)
1780년 정약용(1762~1836년)은 아버지인 예천군수 정재원을 따라 선몽대에 왔다가
이곳에 있는 7대조인 감사공 정사우의 시(詩)를 본다.
이 시(詩)를 보고난 아버지 정재원은 아들 정약용에게 시(詩)를 한 수 짓도록 하니
다산은 다음과 같은 시(詩)로 화답한다.
陪家君登仙夢臺(배가등군선몽대) 부친을 모시고 선몽대에 올라
中天樓閣枕高丘(중천누각침고구) 높은 언덕 자리잡아 허공에 솟은 누각
杯酒登臨散客愁(배주등임산객수) 술잔들고 올라가니 객의 시름사라지네
山雨落花紅滴瀝(산우낙화홍적력) 산중의 비 붉은 꽃에 방울져 떨어지고
溪風入檜碧叟飗(계풍입회벽수류) 푸른 소나무 사이로 강바람이 불어온다.
使臣冠蓋悲陳跡(사신관개비진적) 사신의 의관은 지나간 흔적을 슬퍼하도록 하고,
丞相衣巾憶舊遊(승상의건억구류) 승상의 의건은 예전에 놀던 일을 기억하게 하네.
丹窯無煙仙夢冷(단요무연선몽냉) 붉은 부엌 연기없어 신선의 꿈 싸늘 한데,
水雲今古自悠悠(수운금고자유유) 강물과 구름은 예나 지금이나 참 한가하구나.
선몽대 앞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흐르는 내성천
▲ 내성천에서 바라본 선몽대 일원의 전경이다.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내성천과
신록으로 푸르른 여름철의 선몽대 주변 경관이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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