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년 사랑의 "사모(思募)"
2011년 8월 5일 밤8시 30분,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을 배경으로 공연된,
450년 전 퇴계 이황선생과 관기 두향이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산수실경 국악뮤지컬 "사모"
퇴계 이황(1501.11.25~1570.12.8)선생은 생후 7개월째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숙부에게서 수학을 하여, 1529년(중종23) 문과에 급제한다.
이 후 여러 관직을 맡았지만 정치보다는 학문연구에 관심을 기울인다.
선생은 1521년 허씨(김해)와 결혼하였으나 27세 때 부인이 사망하고
후처인 권씨(안동)와 1530년 재혼, 46세 때 권씨마져 사망하자
재혼을 하지 않고 홀로 살던 중...
1548년(명종 3) 48세 때 단양군수로 부임하게 되면서
"사모"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 하회촌 민박초가집의 야경
▼ 1573년(선조 6) 서애 류성룡이 지은 원지정사 옆에서,,,
▼ 410년을 살아 온 고송(보호수)을 뒤에 두고,,,
▼ 만송정 앞 공연장을 가득메운 관람객들을 위한
▼ 아름다이 여인들의 화려한 몸짖으로 공연은 시작되고...
제 1장 만남
당시 꽃같이 아름다운 18세 두향(杜香)이는
시(詩)와 서(書), 가야금에 능했고 특히 매화를 좋아했다.
퇴계선생의 시를 즐기며 마음에 고이 담아 그리움으로 간직하던 두향...
1548년 초, 단양군수로 부임해 온 퇴계선생(48세)을 만나게 되는데...
사모하는 마음은 30년의 나이 차이가 문제련가
두향은 용기를 내어 퇴계선생을 찾아가지만...
안동포처럼 뻣뻣한 선비 퇴계는 두향을 외면한다.
두향은 가야금에 사모의 마음을 담아
퇴계의 굳은 마음의 문을 열게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고백한다...
내 어찌 딸같은 너를 사랑할 수 있을꼬,,,
제 2장 사랑
대쪽 같은 퇴계선생도 두명의 부인과 사별한 아픔과
둘째 아들까지 일찍 죽게(1548년 2월)되자 외롭고 쓸쓸한 마음인지라
한떨기 설중매 같은 두향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아 들이지 않을 수 없었으니...
가야금이 뜯는 사랑을 노래하며 ♬
두향이는 매화를 그리고...
퇴계선생은 매화그림에 시한수 곁들이며...
남녀의 아름다운 정을 나누이면서...
매화꽃 피네~~~
매화꽃 피네~~~
그들의 사랑은 활활 타오르고...
행복한 나날을 가꾸어 간다.
제 3장 이별
그러던 중, 퇴계선생의 형이 도관찰사로 부임되자 한 지방에
형제를 같이 둘 수 없다하여 퇴계는 9개월간의 단양군수직을 역임하고
1548년 10월 풍기군수로 옮기게 된다.
어려서 조실부모하고 기생이었던 수양모에게서 자라
어쩔수 없이 관기의 삶을 살게 된 아름답고 명석한 여인 두향이
퇴계선생을 만나 아름다운 사랑을 하였지만...
관기의 몸으로 님을 따라 갈수도 없는 처지인지라
퇴계는 사랑을 두고 홀로 떠나게되니 아, 이별...
두향은 퇴계선생과의 이별을 서러워하며...
내 사랑 잊지말라! 매화화분을 정표로 준다.
두향의 이별 시
이별이 하도 설워 잔 들고 슬피 우니
어느 듯 술 다 하고 님 마저 가는 구나
꽃 지고 새 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
이날 밤의 이별은 퇴계선생이 1570년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뜰때까지
21년 동안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하는 기~인 이별이 될줄이야...
선생은 두향의 치마폭에 애절한 시 한수를 남기고 단양을 떠난다.
死別己呑聲(사별기탄성)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生別常惻測(생별상즉측)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 없네...
그들의 몸종들도 슬퍼하니. 아~애닮다 사랑이~~~여~~~
제 4장 그 후
소울메이트 같은 사랑을 나누었던 퇴계와 두향의 이별 후는???
두향이와 생이별을 하고 풍기군수로 온 퇴계선생은...
죽을 때까지 매화를 아끼며 두향이를 대하듯 사랑을 쏟는다.
퇴계와 두향은 인편을 통해 서로의 소식을 전하면서 그리워하니,,,
퇴계는 두향을 향한 사랑으로 매화를 끔찍이 아끼며
매화를 노래한 시가 백편이 넘는다고 한다.
퇴계선생이 두향에게 보낸 시
黃卷中間對聖賢(황권중문대성현) 누렇게 바랜 옛 책 속에서 성현을 대하며
虛明一室坐超然(허명일실좌초연) 비어 있는 방안에 초연히 앉았노라.
梅窓又見春消息(매창우견춘소식) 매화 핀 창가에서 봄소식을 다시 보니
莫向瑤琴嘆絶絃(막향요금탄절현) 거문고 마주 앉아 줄 끊겼다 한탄을 말라.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노래하며(陶山月夜詠梅)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기운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매화나무 가지 끝엔 둥근 달이 떠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경환미풍지)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도 이나니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간) 맑은 향기 저절로 뜰 안에 가득 차는구나.
퇴계선생은 1549년 9월, 신병으로 관직을 떠나 고향인 도산으로 내려와
도산서당을 짖고 학문연구와 후학양성에 전념하면서도 두향을 그리며
간곡한 청원을 올려 두향을 관기의 몸에서 벗어나게 한다.
관기의 몸에서 벗어난 두향은 선생과 함께 거닐던 단양의 남한강 가에
초막을 치고 살며 선생을 위해 지극정성을 드리며 종신수절을 한다.
임종에 가까운 68세 나이에 두향을 그리며 매화를 노래한 시...
내 벗은 다섯이니 솔, 국화, 매화, 대, 연꽃
사귀는 정이야 담담하여 싫지가 않네.
그 중에 매화가 나를 특히 좋아 하여
절우사에 맞이할 제 가장 먼저 피었네.
내 맘에 일어나는 끝없는 매화 생각에
새벽이나 저녁이나 몇 번을 찿았던고.
퇴계의 신병은 갈수록 심해지고,,,
퇴계선생이 죽으며 남긴 마지막 말 한마디는 "저 매화에 물을 주어라."
였으니 두향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알수 있으리...
前身應是明月(전신응시명월) 내 전생은 밝은 달이었지.
幾生修到梅花(기생수도매화) 몇 생애나 닦아야 매화가 될까.
퇴계선생은 1570년(선조 3) 12월 8일 생을 마감하니
사후 영의정에 추증되고 문순공(文純公) 시호가 내려졌다.
퇴계선생의 부음을 전해들은 두향은...
자신의 치마폭에 써준 퇴계의 글을 부여 안고 슬퍼하며,,,
결국 남한강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다.
외로운 무덤 길가에 누웠는데
물가 모래밭에는 붉은 꽃 그림자 어리어 있으라.
두향의 이름 잊혀질 때라야
강선대 바위도 없어지겠지.......
(조선 시대의 詩人 이광려의 시)
지금도 단양 남한강 가 강선대 위에는
두향이 퇴계선생을 그리며 누워있다.
퇴계 이황선생과 두향의 450년 전 사랑이야기
세대를 뛰어넘는 지순한 사랑
마음이 식어 돌아서는 이별이 아닌 어쩔수 없는 이별
어쩌면 그래서 이들의 사랑이 더 아름답게 그려지는 것이 아닐까...
매화꽃 지네~~~
한여름 밤을 애닳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꾸민 출연진들, 감사합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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