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정(草澗亭)
초간정은 조선 선조 때 학자인 권문해가
1582년 지어 심신을 수양하던 곳으로
두번이나 불타는 수난을 격으며 1870년 중창한 것이다.
초간정이란 이름의 내력은 전해지지 않지만,
아마도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위응물이 지은
‘간변유초(澗邊幽草)’란 시구에서 따온 것이 아닐런지...
벼슬에서 뜻을 얻지 못하고 그윽한 곳에서
홀로 지조를 지키는 것을 비유한 시다.
예천에는 풍모가 빼어난 옛 정자가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첫손으로 꼽을 만한 곳이 바로 용문면 죽림리의 초간정이다.
소백산 자락의 용문산에서 내려온 물이 운암지와 금당지에 담겼다가
다시 흘러내려 바위를 만나 짧게 굽이치는 곳, 그곳에 초간정이 있다.
깊은 산중도 아니고 긴 숲 그늘을 드리운 곳도 아니지만,
물을 굽어보는 바위 위에 터를 닦아 앉힌 정자의 풍모는 더없이 매혹적이다.
맑은 물과 아름드리 소나무가 바위와 함께 어우러져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전경을 연출한다.
초간정은 정자에서 내다보는 경치보다는,
건너편 바위에 걸터앉아 건너다보는 경관이 훨씬 더 빼어나다.
물 건너편에서 정자를 바라보노라면 마치 딱 맞는 퍼즐조각을 끼워넣듯
정자를 앉혀놓은 눈썰미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눈 앞의 경관에서 정자를 지워버린다면 그 감흥은 절반에도 채 못 미치리라,
그곳의 풍경은 정자가 있음으로써 완성된다.
풍경 속에 정자가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정자가 저 스스로 풍경이 돼서 빼어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것이다.
초간정과 친구하여 함께 살아 온 세월속에
지팡이가 없으면 금방 쓰러질 듯한 노송,,,
정자에 걸려 있는 편액 "초간정사"
훗날 초간정을 중수하며 남긴 기록에서 이 자리에
초간정을 세운 권문해의 ‘안목’에 대해, 정자가 들어선 자리를
“긴 벌판 넓은 언덕의 한 모퉁이에 있어
조금도 스스로 광채를 드러내지 못했던 곳이라
모두들 길 옆에 버려둔 곳이었는데 공(권문해)이
하루아침에 그것을 찾아냈다”고 칭송했다고 한다.
초간정 일대를 초간원림이라 하며
우리나라 명승 제 51호로 지정되어 있다.
멀지않은 곳 우리들 주변엔 이렇케 아름답고
자연과 조화롭게 건물을 지어 수백년 세월을 살고 있는
옛건물들이 많다...
병암정을 눈에 담고 초간정을 품어 보고 용문사에서 마음을 비우고
시간이 되면 석송령을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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