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봉정사를 품고 있는 천등산이
힘찬 줄기를 서쪽으로 뻗는 그 곁에
해발 516m의 상산이 솟아 있고
그 아래 제일마을이 평화로이 논밭을 일구고 있다.
그 상산자락 칠백평 밭떼기에
대추나무 심고 한 켠에 작은 집 하나 지었다.
육십갑자 한바꾸 돌아 온 내 인생에
두번째 정년퇴직을 맞이하니
이제 또 직장을 구하고 다니기엔
힘들고 어려운 나이라 퇴직하면 뭘하누ㅎ
시골 밭떼기에 씨뿌려 가꾸며 풀뽑고 살아야지
그러려니 그늘 한뼘없는 밭에 쉴곳이 있어야제...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은 아니다.
6평이 채안되는 조그만 집이지만
밭에서 땀흘리고 고단한 몸이 쉼하기엔 부족치 않다.
베란다 처럼 넓은 창문으로 한폭의 자연이 담기는
조그마히 하얀집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름다이 머물게다.
9월부터 이곳으로 출근해서
별장삼아 쉬며 꾸미고 가꾸며
백세인생 사노라면 족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