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헌(鳶魚軒)
연어헌은 조선 중기의 학자인 송암 권호문이 자연과 벗하며 살았던
유서 깊은 정자이다. 앞쪽에 한글로 쓴 연어헌 현판이 하나 더 있으며
내부에는 무민재, 유정재 등의 현판과 시판이 걸려 있다.
청성산 기슭에 낙동강을 굽어보며 자리잡고 있다.
연어란 솔개가 하늘로 날아 오르거나 물고기가 연못에서 뛰어 오르는 것이
다 진리의 작용이라는 말에서 따왔다. 당호는 주세붕이 쓴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의 건물은 1958년에 다시 지은 것으로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중앙에 2칸의 마루를 두고 좌우측에 각각 온돌방을 배치하였다.
누각 아래의 기둥을 약간 길게 하여 누각식 정자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권호문의 본관은 안동이며 이황의 문인으로 벼슬길을 단념하고
학문에만 전념하였던 유학자이다.
연어헌(鳶魚軒) 연은 솔개이고, 어는 물고기다. ‘연어’는 ‘연비어약’의 줄임말이며, 이는 또 “솔개는 하늘에서 날고, 고기는 연못에서 뛴다.[鳶飛戾天, 魚躍于淵]”의 줄임말로 시경(詩經)에 나온다. 성리학에서는 이 구절을 천리(天理)가 천지 사이에 자연스레 드러나는 모습으로
해석한다. |
권호문(權好文, 1532∼1587) |
권호문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학자이다. 본관은
안동(安東)이고, 자는 장중(章仲), 호는 송암(松巖)이다. 시구를 지을 정도로 천부적인 시적 재능을 보였다. 15세 때부터 외종조부인 이황을 스승으로 모셨으며, 같은 문하생인 류성룡· 김성일 등과 교분이 두터웠다. 이들로부터 학행을 높이 평가받았으며, 만년에
덕망이 높아져 찾아오는 문인들이 많았다. 청성산 아래에 연어헌 무민재를 짓고 그곳에 은거하였다. 기상을 오직 이 사람만이
닮았다.”라고 말했다. 참봉, 교관(敎官) 등의 자리에 임명되었으나, 한번도
벼슬에 나간 적이 없었다. 자신의 뜻을 내비치자 백담은, “이 친구의 뜻이 이렇게 굳은데, 어찌 꼭 억지로 꺽어야 하겠나?”라고 말하고는, 더 이상 벼슬을 권하지 않았다. 한글로 된 시조 ‘한거십팔곡(閑居十八曲)’과 경기체가(景幾體歌) 형식인 ‘독락팔곡(獨洛八曲)’ 등의 작품도 남겨 국문학사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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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松巖) 권호문(權好文, 1532~1587)은 「연어헌기」에서
천지 사이의 뭇 형상과 사물들은 음양의 변화 속에 이루어진 조화가 아님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솔개가 하늘에서 날고, 물고기가 연못에서 뛰노는 것은 모두 스스로 날고 스스로 뛰어 노니는 것이 아니라
날고 뛰는 이치가 있기 때문이다. 날고 뛰는 것에서 천지의 기운의 변화를 알아야 하고 그 이치를 깨우쳐야 한다.
인간은 천지간에 태어났으므로 이 같은 변화의 움직임과 그 조화의 이치를 깨우쳐야 한다.
나는 천지의 도를 궁구하고 조화의 근원을 탐구하고, 사물의 이치를 미루어 내 마음을 닦는다.”라고 하여
연어헌을 지은 뜻이 청성산(靑城山)의 뛰어난 풍광을 즐기고자 함이 주목적이 아니라 고요한 곳에서 마음을 닦고
천지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자 함에 있음을 밝혔다.
연어헌을 짓고 난 몇 년 뒤 송암은 관물당(觀物堂)을 짓는다. 관물당기에서 그는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은
사물의 종류일 뿐이다. 물이 스스로 물일 수 없는 것은 천지가 낳은 것이기 때문이다.
천지가 스스로 물을 낳을 수 없는 것은
이치[理]가 낳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치가 천지의 근본이 되고, 천지가 만물의 근본임을 알게 된다.
천지로써 만물을 보면 만물도 각각 한 물건이고, 이치로써 천지를 보면 천지 또한 한 물건이 된다.
사람이 능히 천지 만물을 보고 그 이치를 궁구하면 인간됨에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만물이 다 천리를 지니고 있으므로 이치의 측면에서는 만물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다.
그러므로 격물치지에 힘을 쏟아
사람이 다할 바를 얻으면 그것이 관물의 의미일 것이라 하였다.
이로 보면 권호문의 일관된 관심은 스승 퇴계 이황으로부터 받은
성리학적 이론 틀과 수양론적 자세였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그는 연어헌을 지어 자연 속에서 천리의 움직임을 깨닫고, 관물당을 지어 일상생활 속에서
인간의 도리를 얻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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