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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 오심 및 안타까운 사연들,,,

자즐보 2012. 8. 10. 22:20

 

 

 

박태환·조준호·신아람, 땀을 빼앗긴 자들...

 

4년을 기다려온 땀의 의미가 퇴색돼 버렸다.
런던올림픽 초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판정 논란이었고,

한국 선수단이 유독 판정에서 불이익을 보며 마음고생을 했다.

경기에 져서가 아니라 지난 4년간 흘린 땀방울의 의미가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사람들에 의해 퇴색됐기에 상심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시작은 ‘한국 수영의 자존심’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7월 28일 자신의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 나서

3분 46초 68로 1위로 터치패드를 찍었지만, 전광판에 찍힌 것은

‘DSQ’(실격)였다. 경기를 관장한 심판은 박태환이 다른 선수들보다 빠르게

스타트를 했다고 판단했던 것. 그러나 느린 그림 속엔 박태환이

다른 선수들보다 빨리 물 속에 뛰어든 것으로 보이지 않았기에 논란이 됐다.

대한체육회(KOC)는 즉각 이의신청을 했고, 세계수영연맹(FINA)은

제소위원회를 꾸려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다. 결국 박태환의 실격처분을 철회했고,

박태환은 무사히 결승전에 출전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실격-이의신청-실격철회 과정 속에서 박태환은 극도의 심리적 혼란에 이은

마음 고생을 했다. 결승전 이후 기자들 앞에서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샀다.

 

 


논란은 하루 뒤인 29일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유도였다.

남자 66kg 이하급에 출전한 조준호는 8강전서 에미누마 마사시(일본)와

연장 접전 끝에 심판 전원일치 패배를 당했다. 그런데 그 과정이 희한했다.

경기 후 심판들은 일제히 조준호의 우세승을 선언했으나 일본 측의 항의 이후

심판위원장이 경기 결과 재논의를 지시했고, 결국 심판들은 경기결과를

180도 뒤집어 에미누마의 승리를 선언했다.

지도 1개를 주고받아 연장전에 들어간 상황에서 에메누마는

발뒤축 공격을 시도하다 포인트가 허용된 것이 번복됐다.

무승부로 끝날 경우 이런 공격의 적극성은 분명 심판 판정의

플러스 요소가 되는 건 맞다. 하지만, 이미 결과를 조준호의 우세승으로

해놓고도 일본측의 항의에 결과가 180도 뒤집힌 건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다.

한국은 이의 제기를 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조준호는

패자부활전과 동메달 결정전서 연이어 승리하며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0일 신아람 논란은 심판들의 추태의 끝이 드러난 사례였다.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전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 5-5 상황에서

연장 종료 1초 전 하이데만의 마지막 공격이 적중돼 3-4위전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하이데만의 공격이 적중되기 전 세차례나 공격이 오갔는데도

1초는 흐르지 않았고, 하이데만의 공격이 성공되자

1초가 0으로 바뀌어 논란을 낳았다.

대한체육회는 즉각 제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아람은 피스트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는 전 세계에 대서특필돼 외신들의 조롱거리가 됐다.

경기 후 독일 측도 사과를 했으나 이미 시간이 흐른 뒤였다.

대한체육회는 특별상을 제정해 신아람에게 수여하려고 했으나

이미 마음의 상처를 입은 신아람은 거부했다. 이후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31일 재발 방지를 위해 당시 타임키퍼의 징계와 재발방지를 촉구했고,

지난 3일에는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과 국제펜싱연맹(FIE)의 공동명의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공동 은메달 요청 서한을 보냈지만 거부당했다.

 

 

 


올림픽 정신은 참가에 의의를 두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며,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것이다. 박태환, 조준호, 신아람은 올림픽 정신을

충실히 따랐다. 그러나 정정당당한 승부의 가치를 지켜야 할 심판들과

그들을 관장해야 할 해당 종목 국제연맹들의 태도는 치졸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박태환의 판정이 옳게 정정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심판, 각 종목을 관장하는 국제연맹들은 선수들이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복싱 오심 심판 퇴출, 일본은 되는데 한국은 왜 안되나?

 

 
▲ 지난달 28일 시미즈 사토시가 가나 선수 이삭 도그뵈에게 승리하는 장면.

 

오심으로 일본 선수가 패하도록 만든 복싱 심판이 올림픽 도중에

퇴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렇지만 이를 바라보는 

한국 팬들은 심경은 여러모로 심경이 복잡하다. 

8월 1일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은 일본의 시미즈 사토시와

아제르바이잔의 마고메드 압둘하미도프의 밴텀급 16강전에서

오심을 내려 마고메드 압둘하미도프 선수가 승리하게 만든 

투르크메니스탄 출신 심판을 런던올림픽에서

즉각 퇴출시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미즈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압둘하미도프를 6차례나 다운시켰지만

심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압둘하미도프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시미즈는 17-22로 패배하면서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에 일본 대표팀은 AIBA에 즉각 항의했고 AIBA는 일본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판정을 번복해 시미즈에게 승리 판정을 내리고 부심을 맡았던

독일 심판에게도 6일부터 3일간 자격을 정지시키는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AIBA 우칭궈(대만) 회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돼

유감이다. 그러나 복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한 게임을 지켜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승리 판정과 함께 심판 퇴출로 오심의 한을 푼 일본에 비해 한국이 받은

오심에 대한 국제 연맹들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대한민국 역시 유도와

펜싱에서 오심 때문에 피해를 봤지만 아직까지 연맹 측에서는

별다른 대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수영의 박태환, 유도의 조준호, 펜싱의 신아람 총 3번의

오심을 당했다. 그중 박태환은 오심에서 벗어났지만 나머지 조준호와

신아람은 오심 판정에서 억울한 패배를 맛봐야 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왜 일본은 되고 우리는 안되나”

“당연히 우리나라 오심 심판도 퇴출돼야 한다”

“어느 나라는 힘 있어서 퇴출하고 어느 나라는 힘없어서 그냥 두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재혁 역도 인상서 부상, 올림픽 2연패 꿈 무산...

 

사재혁은 8월 2일 남자 역도 77kg급 인상 1차시기에서 158kg을 들어올린 후

2차시기 162kg을 시도하던 도중 부상으로 쓰러졌다. 바벨을 뒤로 떨어뜨리면서

오른쪽 팔꿈치 관절이 어긋나는 부상을 당한 것.
결국 인상 3차시기를 기권한 사재혁은 용상에 출전하지 못하고 곧바로 코칭스태프들의

부축을 받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올림픽 2연패를 꿈꿨던 사재혁의 꿈이

인상 158kg에서 멈추는 순간이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합계 366kg(인상 162kg, 용상 204kg)을 들어 올리며

금메달을 획득, 단숨에 한국 남자 역도의 대들보로 자리매김한 사재혁은

영광 뒤에 누구보다 많은 부상의 아픔을 겪어왔던 선수였다.

 

 


         

 

장미란 '아름다운 도전' 4위로 마쳤다...

 

장미란(29·고양시청)이 아쉽게 3회 연속 올림픽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장미란은 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에서 열린 여자 역도 75㎏이상급에서

인상 125㎏, 용상 164㎏ 합계 289㎏으로 4위에 머물렀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로 당시 세계기록을 세웠을 당시보다

37㎏ 적은 무게다. 장미란은 골반과 허리, 왼 어깨 부상을 딛고 힘겹게 출전한

세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으로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장미란은 동메달 획득에 실패한 순간 무릎을 꿇고 플랫폼에서 기도를 했다.

이어 바벨에 손키스를 하며 런던에서의 '아름다운 도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림픽만 오면 부상… 두번 운 왕기춘

 

 
왕기춘은 7월 30일 남자 유도 73kg 이하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우고 르그랑(프랑스)과

 연장 접전 끝에 절반 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 32강 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한 왕기춘은 '부상 투혼'을 펼쳤지만 끝내 매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세계선수권대회 2회 우승에 빛나는 왕기춘은 이 체급 세계랭킹 1위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지만 느닷없이 찾아온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왕기춘은 르그랑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업어치기를 꾸준히 시도하며 포인트를 노렸지만 쉽게 말려들지 않았다.

잡기 싸움에서도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왕기춘은 먼저 지도를 받으며 위기에 몰렸다. 꾸준하게 기술을 시도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왕기춘은 르그랑에게 지도 1개를 부여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지속적으로 공격을 펼치면서 판정승을 노렸지만 막판 1분을 버티지 못했다.

목에 출혈이 생기며 응급치료를 받은 왕기춘은 르그랑에게 기습을 허용해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마지막 도전’ 황희태, 올림픽 불운에 결국 눈물

아시안게임 2연패에 빛나는 황희태(34)가 올림픽의 한을 풀지 못했다.

"이번 런던 올림픽을 마지막"이라고 선언했던 황희태는 8월 2일 남자 유도 10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네덜란드의 헨크 그롤(27)에게 절반 하나를 내주며 패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34살의 노장은 지쳐있었다.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

경기를 치른 황희태는 젊은 그롤에게 끌려다녔다.

37초 만에 그롤의 공격에 절반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세계랭킹 8위 황희태는 인간승리의 표본이다. 전남 신안군 출신인 황희태는

1남 5녀 중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누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라

밝은 성격을 가졌다. 초등학교 때 씨름부에 들어가며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유도로 전향했고 승승장구 했다.

대학교 때 부모님을 모두 잃으며 정신적으로 더 강해졌다.

'부모님께 메달을 바치겠다'는 일념 하나로 운동에 전념한 것이다.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90㎏급에서 정상에 올랐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체급을 100㎏급으로 올려 출전해

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올림픽에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메달권에 들지도 못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는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유도 선수로는 환갑의 나이라는 34세의 황희태는 런던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또 다시 올림픽 불운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통한의 1초..또 울어버린 우생순 핸드볼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강재원 감독은 런던올림픽 준결승전에서

노르웨이에 패한 뒤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지금부터 인상을 쓰거나

우는 선수가 있으면 비행기 태워서 한국으로 보낼거야"라고 얘기했다.

3-4위전이 남아있기에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던진 말이다.

8월 12일 벌어진 스페인과의 동메달 결정전.

대표팀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그로 인한 선수단 전체의 체력 저하 등

역경 속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29-31로 분패하자

강재원 감독도 더 이상 눈물을 참지 못했다.

 

24-24로 팽팽히 맞선 후반 종료 4초 전 스페인의 베고나 페르난데스가 던진 슛이

한국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한국은 곧바로 질풍 같은 속공을 이어갔다.

부상자가 많아 한 발짝 걸을 힘도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이 한 골만 넣으면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는 생각에 선수들은 앞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발 빠른 조효비가 상대 골문 앞에서 날아올라 던진 공은 그대로 스페인 골망을 갈랐고

강재원 감독은 이겼다는 생각에 펄쩍펄쩍 뛰었다.


그러나 심판의 판정은 노골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골이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1초만 더 있었더라면 그대로 경기를 마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고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을 터였다.

엔트리 14명 가운데 김온아, 정유라, 심해인은 올림픽 도중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고

김차연, 유은희의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던 한국은 남은 선수들로 조별리그부터

8강, 4강을 거쳐 오느라 진이 빠질 대로 빠져 있었다.

전·후반 5분씩 10분을 뛰는 1차 연장은 악으로 버텼으나

2차 연장에 들어가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래도 남은 힘을 쥐어짜내 7m 드로를 3개나 얻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모두 막혔다. 임영철 감독은

"던질 힘이 있어야 던지죠"라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