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즐보 취미/꽃향기*풍경

보리밭,,,

자즐보 2011. 6. 17. 02:20

 

 

 

보릿고개시절 유월의 농촌은 보리타작으로 바빴다.

  벌써 40여 년 가까이 지난 궁민학교 뎅길 때가 생각난다.

 

지독히 못살던 그 때 그 시절,,

요즘은 낯선 단어가 된 '보릿고개'가 어린 맘을 아프게 하던 때이다.

그 당시 정부는 보리 혼식을 정책적으로 추진했다.

그것이 학교에서는 도시락 검사나타났다. 잡곡이 30%를 넘어야 통과다.

선생님의 회초리를 바라보며 매일 점심때면 보리가 섞인 도시락을 검사받아야 했다.

그나마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한 친구들도 많았따...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은 '보리밟기'이다.

겨울이면 학교에서 단체로 근처 보리밭으로 보리밟기를 나갔다.

줄지어 늘어서서 꼭꼭 밟아주었다. 그래야만 보리가 뿌리를 잘 내린다나...

그때의 보리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품종이 다른지 가공 공법이 다른지는 잘 모른다.

어쨌든 보리를 넣어 밥을 짓기 위해서는 먼저 한번 삶아야 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니 광주리에 담아 걸어두었다가 쌀을 섞어 밥을 지었다.

미끄럽기는 왜 그리 미끄러웠는지 입안에서 둥글둥글 맴돌다가 그대로 삼켜지기 일쑤였다.

흰 쌀의 비율의 높았던 아버지의 밥그릇이 얼마나 샘이 났던지...

지금의 보리는 가공을 잘해서인지 쌀과 거의 차이가 없다.

더구나 건강식이 되고 있으니 말해 무엇하랴.

이렇게 우리의 부족한 식량을 보충해 주던 것이 보리였다. 그만큼 소중했다.

그런데 이제는 모두가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보리밭이 관광지가 되고 상추에 보리밥 한숟가락  꾸수한 된장은 별미로 즐긴다.

세월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격세지감이란 말은 이럴 때 사용하면 제격일 것이다.

 

그 시절이 그립다

친구들과 "보리서리"를 하며

얼굴에 검은 숯뎅이 칠하고 하얀 이 보이며 실쭉 웃던 그 때가...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며

고운 노래 귓전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노을 빈 하늘에 눈에 차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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