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에 들어서면 쉼터 여기저기에서 연보랏빛의 아름다운 꽃이
수없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등나무꽃은 우리 눈을 즐겁게 하며
쉼터의 단골손님으로 친숙한 나무다. 오른쪽 감기가 전문인 등나무는
아까시나무 비슷한 짙푸른 잎을 잔뜩 피워 한여름의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누구나를 가리지 않고
쉼터를 제공해 주는 등나무의 꽃말을 "환영"이라 했겠다.
등나무는 옛부터 우리생활에 쓰임새가 많은 나무였다.
줄기는 지팡이를 만들었고, 가는 가지는 바구니를 비롯한 생활도구를
만들었으며, 껍질은 매우 질겨 종이의 원료가 되었다.
일이 까다롭게 뒤얽히어 풀기 어려울 때 '갈등'(葛藤)이란 말을 쓰는데,
갈은 칡 을, 등은 등나무를 가리키는 한자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칡은 왼쪽으로 감아올라가므로 이 두 식물이 한곳에서 만나면
서로 먼저 감아올라가려 하기 때문에 일이 뒤얽히게 된다는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