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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년 토끼이야기

자즐보 2011. 1. 4. 05:34

 

 

 

 

신묘년 토끼이야기

'謹賀新年'...

달력의 첫 장이나 연하장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문구다.

"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뜻으로 줄여서‘賀正’이라고도 한다.

 

2011년 신묘년(辛卯年)은 토끼띠의 해이다.

가난했던 시절, 토끼는 집안의 종잣돈 역할도 톡톡히 했다.

토끼를 열심히 키워 중·고교 진학 때 학자금으로 썼던 시절도 있었다.

추운 겨울 토끼털로 만든 귀마개와 목도리도 생활필수품이었다.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의미한다해서 누구나 한번쯤은 열심히

찾으려했던 경험들이 있는 클로버도 토끼풀이다.

토끼와 관련된 사자성어도 여러 가지가 있다.

토사구팽(兎死狗烹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는다)은 주인으로부터

한때 총애받던 사람도 쓸모가 없으면 결국에는 제거당한다는 의미로

주종관계의 냉엄한 현실을 나타내는 말이다.

영리한 토끼지만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거북이의 느린 걸음을 업신여긴 토끼가 낮잠을 자는 게으름을 피우다

결국 지고 마는 이야기는 자신의 재주만 믿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가장 유명한 우화(寓話)이다.


▲ 토끼의 설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토끼는 몸집이 크고 힘이 센 동물에게 의롭게 맞서고, 다른  짐승들에게는 영민하면서도 민첩한 동물로 그려진다.

 

 

토끼는 귀여운 생김새뿐 아니라 사람들과 친근해서 인간사와 연관된

많은 이야기를 가진 동물이다. 역사에 토끼가 처음 등장한 것은

서기 77년 고구려 6대 대조왕 25년 10월에 부여국에서 온 사신이

뿔 3개가 있는 흰 사슴과 꼬리가 긴 토끼를 바쳤는데 고구려 왕은

이들이 상서로운 짐승이라 사면령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의 ‘구토설화(龜兎說話)’도 빼놓을 수 없다.

용왕의 딸이 병이 들어 토끼의 간을 먹으면 낳는다고 해서 거북이가

토끼를 꾀어 용궁으로 데려가는 구토설화는 판소리 ‘수궁가’로 발전했다.

신라의 김춘추가 고구려의 연개소문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정탐꾼으로 몰려 죽게 되었을 때 보장왕의 신하 선도해에게 살려주길 부탁했다.

이 때 선도해가 넌지시 가르쳐준 것이 토끼의 간 이야기였다.

토끼는 조선시대 회화 및 민화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대부분 부부애와 자손을 기원하거나 달과 관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때문인지 다정하고 화목한 관계를 상징해 한 쌍의 토끼가

함께 등장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문화 속에서 토끼는 ‘장수(長壽)의 상징’이자 ‘달의 정령’이며,

귀엽고, 연약하고, 선하고, 재빠르면서, 영특함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옛사람들은 밤하늘의 달 속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로장생의

선약(仙藥)을 찧고 있는 옥토끼의 모습을 그리며 토끼처럼 천년만년

평화롭게 풍요로운 세계에서 아무 근심 걱정없이 살고 싶어했다.



▲ 민의 동요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 동요인 산토끼가 있다.  작사 ․ 작곡가는 고 이일래선생이다.

토끼는 쫓기는 동물의 모습으로 주로 묘사되지만 십이지 열두 마리 짐승 가운데

쥐 다음으로 덩치가 작음에도 호랑이와 용 사이에 위치한다. 십이지 묘는 시간적으로도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아침과 새벽에 해당돼 묘반(卯飯)·묘수(卯睡)·묘음(卯飮) 등은

각각 아침밥과 새벽잠, 아침술(식전 해장술)을 뜻한다. 달이 있지만 해가 올라오는 시간으로

밤에서 낮으로 바뀌는 과도기라 할 수 있다. 2011년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총선이 있는

2012년으로 가기위한 전 단계가 될 것이라는 분석들도 같은 맥락에서 볼수 있겠다.

 

십이지에서 토끼는 묘(卯)이다. 묘는 대문의 문짝을 좌우로 활짝 연 형상을 본 딴

상형문자이다. 1월을 가리키는 January는 문(door)을 의미하는 라틴어 'Janua'에서

유래되었다. 1월은 새해를 여는 문이기 때문이다. 얼굴이 두개인 야누스(Janus)는

미래와 과거를 볼 수 있는 '문의 신'으로 문은 한 쪽의 끝과 동시에 다른 한 쪽의

시작을 나타낸다. 새해의 첫달인 1월에 Janus의 이름이 붙여진 것도 이때문이다.

2011년 1월이 활짝열렸다. 성장과 풍요, 번창을 상징하는 토끼처럼

새해에는 안좋은 기억들은 모두 훌훌 털어던지고, 365일 내내 건강하고 뜻하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행운과 성취의 한해가 되시길 기원한다.

 

근하신년(謹賀新年) 만사여의(萬事如意)!

▲ 불교 설화에서 토끼는 자기 희생의 상징으로 묘사돼 있다.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에 제석천(帝釋天: 불교의 수호신)을 위해 스스로를 소신공양하는 토끼의 이야기가 나온다.

 

토끼를 소재로 한 속담

 토끼 꼬리만 하다 : 매우 작다는 뜻

놀란 토끼 눈 같다 : 겁에 질린 사람의 형용

토끼 같은 자식 :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의미함

토끼는 잠자다 잡힌다 : 잠이 많은 사람에게 주의하는 말

토끼가 제 방귀에 놀란다 : 남모르게 지은 죄로 인해 겁을 먹는다는 뜻

토끼 도망가듯 한다 (탈토지세脫兎之勢) : 몸은 작아도 재빠르게 도망친다는 뜻

가는 토끼 잡으려다 잡은 토끼 놓친다 : 분에 넘친 욕심을 내다가 도리어 손해 보게 된다는 뜻

토끼를 다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토사구팽兎死狗烹,) : 필요할 때 쓰다가 필요없게 되면 천대하고 없앤다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한마리도 못 잡는다 :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다보면 한가지 일도 제대로 안된다 

범 없는 산에서는 토끼가 왕 노릇 한다 : 주인이 없어지면 다른 사람이 대신 주인 행사를 한다

교활한 토끼는 굴이 셋이다(교토삼굴狡兎三窟) : 꾀 많은 토끼가 굴 셋을 연결시켜서 비상시에 이용하듯

무슨 일이든 비상책을 세워서 안전하게 한다는 의미

성질 급한 토끼가 먼저 죽는다 : 일이 성급하면 실패하기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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