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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의 슬픈 노래...

자즐보 2011. 10. 31. 16:25

 

 

 

 

 ♣ 억새의 슬픈 노래


 

 저 산에
단풍은 말없이 붉게 타고
구름도 노을도 함께 타는데
바람아 너라도 내게 안기어
마음껏 흔들어 보렴

나인들 붉게 타고 싶지 않을끼
태울수록 하얗게만 사위는구나

바람아 비켜 가지 말아다오
너는 또 하나의 내 운명
저 산 단풍보다 더 뜨겁게
얼싸안고 휘청 휘청
산도 들도 흔들어 보자구나

방황하는 인생들도
억세게 살아온 내 생의 절정
흔들림의 미학을 배워야 하리
함께 부대끼는 게 삶이란 것

아름다움은 어울림이라는데
그대 자신을 위한 어울림인가

아무리 통곡해도
가을 결실의 때가 되어도
향기 없다고 나에게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래도 멈출 수 없는 그리움
안으로 타들어 가는 가슴에서
하얀 꽃을 피워냈다.

잡히지 않는 허공을 향해
외로운 손짓을 하며
운명처럼 가슴으로 운다
사랑없이 미움으로 흔들어대기에
서걱서걱 빈 소리로 울어대는 억새 닮은 나..

억새풀과 바람은 친구인가
원수인가...

바람이 지나가고 난 후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는
억새풀과 나의 운명,
기구한 운명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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